현명한 투자자는 시장의 변화를 환영해야 한다.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가 낮은 시점에 매수, 높을 때 매도하려는 시기 선택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시장 변동에 기민하게 반응한다면 저 PER 종목 등 주가보다 내재가치가 높은 종목을 고르는 방법이 있다. 시장이 고점이나 저점에 이른 것처럼 보여도 서둘러 매매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는 기업의 동업자처럼 생각해야 한다.
매일 주가를 들여다보거나 새로운 종목을 기웃거려선 안 된다. 채권의 가격은 예측 불가하지만 노련한 투자자라면 채권 유형별로 가격 변화의 상대적 크기는 예상할 수 있다.
주식 가격은 언제는 변할 수 있으니 투자자는 금전적 손실과 심리적 충격에 늘 대비해야 한다. 미국저축채권은 언제든 액면가를 보장한다. 우량 등급 단기채권은 장기채권보다 가격 변동이 적다. 그러나 주식은 시장에 따라 가격이 크게 유동적이다.
이런 가격 변동이 투자자들의 투기 욕구를 부추긴다. 투기를 자제하라고 얘기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이를 참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투기를 하고 싶다면 우선 십중팔구 손해를 본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손실 한도를 정하고 투자용 계좌와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시장 변동을 이용한 투자
사람들은 시점선택이나 가격선택을 이용해 수익을 얻으려 한다. 시점선택은 주가가 낮을 때 매수하고 주가가 높을 때 매도하려는 시도이다. 가격선택은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낮게 매수해서 높을 때 매도하려는 시도다.
단기간에 돈을 벌려는 투기꾼은 시점을 고려하지 않지만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는 가격선택을 한다. 일반 대중이 시장을 예측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완전한 착각이다.
시점선택에는 흔히 기술적 분석 기법을 사용한다. 기술적 분석 기법이 일시적으로 괜찮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타당성을 잃게 된다. 기술적 분석 기법에서 나오는 시점선택 신호에 따라 매매한 트레이더보다 포트폴리오를 계속 유지한 사람의 실적이 더 좋았다.
'저가 매수 고가 매도' 기법
일반 투자자는 주가 변동을 예상할 수 없으니 저가 매수 고가 매도 기법을 사용하기 어렵다. 1987~1949년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완벽한 시장주기가 11번 발생했다. 4년 이하 주기가 6번, 6~7년 주기가 4번 11년 주기가 1번이었다.
상승장에서 주가 변동 비율은 44~500%였는데 대부분 50~100% 수준이었다. 이후 하락기에 주가 변동은 24~89%였고 대부분 40~50%였다. 하지만 주가가 50% 하락 후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100% 상승해야 한다.
거의 모든 강세장에서 도드라지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주가의 역사적 고점
2. 높은 PER
3.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 보다 하락
4. 신용거래 증가
5. 불량 신주 발행 증가
되돌아보면 저가 매수 고가 매도 전략으로 수익을 볼 수 있을 거 같지만 실제로는 변칙적인 주가 흐름으로 이를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주식의 내재가치를 고려한 주식과 채권의 비중 조절이 현실적이다.
공식에 의한 투자
공식에 의한 투자는 미리 정해둔 규칙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자동으로 매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1950년대에 이 방법을 따랐다면 주식을 모두 매도한 후에도 주가는 계속 상승했을 것이다.
매운 단순하여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기 쉬운 기법은 당연하게도 오래갈 수 없다.
포트폴리오의 시가평가액 변동
보유 주식의 시가평가액은 계속해서 등락을 반복한다. 그리고 보통 불량 주식은 우량주보다 그 폭이 더 심하다. 5년에 걸쳐 주가가 50% 오르더라도 이후 33%만 빠지면 이 주가는 본전이 된다.
주가가 대폭 오르면 투자자는 매매 충동에 빠지기 쉽다. 이때 주식을 매도하나? 아니면 일반인들처럼 자신감에 빠져 더 주식을 매수해야 하나?
함부로 매매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성은 약하므로 충동에 빠져서 매매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고평가 된 주식 중 일부를 매도해 채권 비중을 높이고 주가가 하락하면 채권 중 일부를 매도해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기업의 가치와 시가총액
주식의 시가총액은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순자산가치)와 괴리가 클 수도 있다. 기업의 순자산가치란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등 기업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가치이다.
그러나 주식의 시가총액은 순자산가치보다 훨씬 높을 수도 있으며 기업이 인기 있을수록 그 차이는 더 벌어지는 성향이 있다. 매우 인기 있는 기업의 주식에는 투기 요소가 많아 IBM, 제록스 같은 기업의 주가는 커다란 변동을 보이기 쉽다.
그러므로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 보다 1/3 이상 높은 주식, 즉 PBR이 1.33 보다 높은 주식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와 주식이 꼭 좋다는 것은 아니다.
PBR이 만족스러우면서 재무 구조가 건전하고 장기 수익 모델이 좋은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주식은 시가총액에 투기 프리미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주가 변동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다.
A&P 사례
'그레이트 애틀랜틱 앤드 퍼시픽 티'는 지명도가 낮은 회사다. 주식이 처음 발행된 1929년에 주가는 494달러였다. 이후 주식 시장이 침체하자 이 회사의 실적이 좋았음에도 주가는 104달러가 되었다.
1936년에는 111~131달러였고 1938년 침체기에는 36달러까지 떨어졌다. A&P는 아마도 당시 세계 최초의 소매업체였는데도 불구하고 주로 대공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보다 훨씬 낮았다.
이후 추이
1939년에는 주가가 3배 올랐고 1961년에는 주식 분할을 예상해 705달러까지 뛰어올랐다. 당시 다우지수 종목 평균 PER은 23이었으나 이 종목은 30이었다.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폭락했고 1972년에는 적자를 보였다.
여기에 두 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 주식시장의 평가는 자주 빗나가니 민첩하고 용기 있는 투자자는 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장기간 이어진 기업의 효율성은 개선될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니 기업의 실적을 지속적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시장은 투자자에게 주식을 매매하라고 강요하는 법이 절대로 없다. 그러나 주가 흐름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매매 충동에 이끌릴 수도 있다. 이럴 바에는 아예 주가 흐름은 모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시세가 발표되지 않는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가격 변동일 알 수 없으므로 부동산의 시세평가액이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 또한 착각에 불과하다.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와 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를 비교해 보자. 매일 비상장기업의 주식 보유자가 찾아와 전날과 다른 가격의 매매가격을 제시한다면 어떨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매수하겠다면 매도하고 아주 낮은 가격에 매도하겠다면 매수할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주가가 아주 높거나 낮을 때가 아니라면 주가 흐름을 무시하고 기업의 실적과 배당에 집중해야 한다.
정리
투자자와 투기꾼의 실제적인 차이는 주가 흐름을 보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투기꾼은 주가 흐름을 예상해서 수익을 보려 한다. 하지만 투자자는 적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보유한다.
투자자가 주가 흐름을 중시하는 것은 주식을 낮은 가격에 매수할 기회와 높은 가격에 매도할 기회를 번갈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는 주가가 충분하게 내릴 때까지 미련하게 매수를 미뤄선 안된다. 예상과 다르게 오래도록 기다림이 이어질지 모른다. 그러면 오랫동안 수익이 없을 수도 있고 좋은 투자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따라서 주가 수준이 주요 지표보다 지나치게 높지 않으면 일반 투자자는 여유 자금이 있을 때마다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좋다. 개별 종목 저가 매수 기회는 항상 있으므로 신중하게 투자하려 하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는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예상하려고 할 뿐 아니라 단기 유망 종목을 발굴하려 노력한다. 이런 노력이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전정한 투자자에게 적합하지는 않다.
수많은 트레이더 및 일류 분석가들과 경쟁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주식의 내재가치보다 주가 흐름을 중요시하던 모든 이들이 그러했듯 이 방식에 매달렸던 영리한 사람들도 대부분 성과 없이 도태의 길로 빠졌다.
건전한 주식 포트폴리오도 시가 평가액이 등락하므로 급락에도 견디고 급등해도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주가 변동을 이용해도 되고 무시해도 된다. 스스로 편한 대로 해나가면 된다.
다만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매수한다거나 하락하니 매도하면 절대로 안된다. 급등 직후에는 절대 매수하지 말고 급락 직후에는 절대 매도하지 말라는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기타 고려사항
흔히 경영진은 자사 주가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국 경영진 능력 있다면 주가는 오르고 경영진이 형편없다면 주가는 하락한다.
채권 가격의 변동
일반적으로 장기채권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하락하고 금리가 내리면 상승한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은 없다.
채권 가격은 전혀 예상할 수 없으므로 본인의 성향을 고려해 투자하는 방법뿐이다. 가격 하락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미국저축채권 시리즈 E나 H를 매수하면 된다. 하지만 가격 변동을 감안하고도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장기 회사채나 면세 지방채를 고를 수 있다.
전환사채는 대개 신용도 낮은 회사들이 발행하니 가격 변동이 크다. 따라서 높은 신용등급과 가격 안정성, 자본이득을 동시에 노리기는 쉽지 않다.
가격 안정성을 원하는 사람은 낮은 수익에 만족해야 하고 높은 수익을 원하면 가격 변동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서 가격 안정성과 수익성을 이상적으로 조합한 것이 미국저축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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